시청률이 40%에 육박할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KBS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극 중 주인공이 자식에게 재기하는 불효소송은 실제로 가능할까?

22일 법무부 블로그 '행복해지는 법'은 이 소송의 타당성에 대해 분석한 글을 게재했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주인공인 차순봉(유동근 분)은 자식은 차강심(김현주), 차강재(윤박), 차달봉(박형식)을 상대로 불효소송을 제기했다.

자식들의 불효에 견디다 못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자식 삼남매들은 허리를 다쳐 입원한 아버지를 아무도 문병하지 않았으며, 어머니의 기일에도 지각을 했다가 이를 나무라는 고모와 싸웠다. 한술 더 떠 아들 차강재가 집과 가게 등의 재산을 미리 명의이전해달라고 아버지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차순봉은 3개월 밖에 살 수 없는 시한부 삶을 사는 처지에 놓였다.

법무부 블로그는 "드라마 속에 나온 불효청구소송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며, 차순봉씨는 실제 재판에서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봤다.

"민법에서 청구권(즉 타인에게 어떤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은 계약을 맺을 때,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리고 부당이득에 대해 반환을 청구할 때 등에서 생기지만, 차순봉씨는 삼남매를 키우며 비용을 들일 때 특별한 조건을 걸지 않았기 때문에 삼남매에 대해 비용을 반환받을 청구권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재판에서 패소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

그렇다면 차순봉의 불효소송은 무의미한 것일까? 드라마는 판사의 조정절차로 법적으로 분리한 차순봉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한 차순봉의 변호사는 과거 삼남매가 차순봉에게 효도를 하겠다고 약속했던 장면 등이 담긴 '효도 동영상'을 공개해 삼남매가 잘못을 뉘우치게 만들고, 결국 합의를 이끌어낸다.

법무부 블로그는 극중 차순봉씨와 삼남매가 법원의 조정절차를 통해 합의를 한 것은 "재판상으로 화해를 하는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차순봉이 내건 합의 조건은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를 함께 할 것', '하루에 한 번 차순봉에게 안부전화를 할 것', '차순봉이 정해주는 남자와 일주일에 한 번 맞선을 볼 것(차강심)', '아내인 권효진과 차순봉의 집에서 3개월간 같이 살 것(차강재)', '한 달에 백만원 씩 차순봉에게 입금할 것(차달봉)' 5가지다.

합의 조건에는 아버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철없는 삼남매를 깨우치고 그들이 자신의 미래를 올바르게 준비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 드라마는 소송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으로 갈수록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사진 ⓒ KBS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