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인스타그램에는 어김없이 '먹스타그램'이라는 해쉬태그가 붙은 속칭 '먹짤'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배고플 때 보면 군침을 삼키면서 바라봐야 할 정도로 다양한 맛있는 음식들이 사진 속에서 등장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올린 사진이 특히 눈에 띈다. 그가 올린 사진은 정말 형편없는 비주얼과 양을 자랑하고 있는 것. 그는 '먹스타그램'과 함께 '창렬푸드'라는 해쉬태그를 사용하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창렬푸드'는 도대체 뭘까? 맛없는 음식을 향한 욕의 일종일까? 요즘 들어 유행하고 있는 '창렬푸드'라는 단어에 대해 한 번 알아보자.
창렬푸드의 정확한 뜻은 뭘까?
'창렬푸드'라고 하면 그저 욕 먹을 만한 음식이라고 생각할듯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아무 음식이나 '창렬푸드'라는 칭호를 붙여 조롱한다. 하지만, 창렬푸드에는 나름의 뜻이 있다.
기대한 것과 달리 너무나 실망스러운 음식이 나왔을 때, '창렬푸드'라고 불릴 수 있다. 또한 뭔가 사기를 당한 기분이 들 정도로 맛과 양이 형편 없다면, 그것 역시 '창렬푸드'라고 볼 수 있다. 창렬푸드는 예상에 비해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즉 가성비가 매우 낮거나 과대포장으로 눈속임한 음식을 칭한다.
창렬푸드. 그 불명예의 시작
'창렬'이라는 이름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창렬푸드가 '창X'라는 모욕적인 말에서 등장했다고 생각한다. 차마 먹을 수 없는 모욕적인 음식이라는 뜻이라는 것. 하지만, 창렬푸드의 시작은 욕이 아니다. 바로 연예인 김창렬에서 시작됐다.
DJ DOC의 멤버 김창렬은 한 즉석식품 업체와 손을 잡고 자신의 이름을 건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출시했다. 주로 족발, 편육, 어묵 등 간단한 술안주나 독신들이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들로 라인업을 갖췄다.
김창렬의 이름을 걸고 제품들이 편의점에 등장하기 시작하자 그의 업계 진출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이는 곧 제품 구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막상 음식을 뜯어본 사람들은 실망을 넘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었다.
문제는 음식의 양과 질이 포장 겉면의 조리예와 너무 다르다는 것. 당시 이 제품들의 가격 역시 비싸다는 것도 한몫했다. 초라한 양과 질은 네티즌들에 의해 인증샷으로 공개됐고, 사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이렇게 가성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음식에 '창렬푸드'라는 별칭이 붙게됐다.
최근에는 개선을 한 결과 예전에 비해 양과 질이 많이 보강됐다. 네티즌들은 개선된 제품을 '정신차린 창렬이'라고 부른다. 이제 김창렬의 이름이 붙었다면 꽤 믿고 먹을 만한 제품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불명예스러운 '창렬푸드'라는 단어는 아직도 남아 다른 형편없는 음식들을 향한 칭호가 되어버렸다.
'슈퍼맨의 비애' 못지 않는 '창렬'의 비애
'창렬푸드'에서 시작된 '창렬'이라는 단어는 한 개인의 이름에서 '가성비가 형편없는, 과대포장한'이라는 뜻으로 더욱 확장됐다. 네티즌들은 음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창렬'이라는 단어를 붙여 조롱하기 시작했다.
최근 '과자 과대포장' 논란이 일어나자 네티즌들은 과대포장을 한 과자들에게 '창렬과자'라는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대포장이 사회 전반에 걸쳐 등장하자 아예 이러한 사회를 '창렬경제'라고 비꼬기도 한다. 심지어는 창렬하다, 창렬스럽다 등 동사까지 등장했다.
▲ 방송에서도 창렬푸드를 다루기도 했다. 물론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반의어도 존재한다. 바로 '혜자푸드'. 김혜자가 업체와 손잡고 출시한 편의점 간편음식 메뉴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양 또한 많아 가성비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김창렬 브랜드 역시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처음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 아직도 불명예스러운 이름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창렬과 해당 업체의 비애가 느껴지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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