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이 집행유예로 끝난 이유는 무엇일까?

미성년자와 수 차례 성관계를 갖고도 집행유예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권순향)는 32세 학원강사 A씨에 대한 판결을 내렸다.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징역 이상의 형이 나올 줄 알았지만 재판부의 판결은 집행유예였다.

A씨의 사건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당시 A씨는 학원 강사였다. 이 때 수강생 신분으로 15세 여중생 B양이 A씨의 강의를 듣게 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B양과 단둘이 과외 수업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A씨는 B양과 선을 넘어버리고 말았다.

이 때 A씨는 B양과 단둘이 과외 수업을 하던 도중 수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다섯 차례에 걸쳐 성관계가 있었고 두 차례의 강제추행, 한 차례 유사강간이 있었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판단이었다. 결국 A씨는 수사 당국으로부터 미성년자의제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정에 서고 말았다.

재판을 하면서 재판장은 A씨에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것이 "폭력과 협박이 없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A씨는 "현재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법률 상으로 미성년자와의 성관계가 문제가 된다는 것을 A씨 또한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죄는 지난 2020년 5월에 한 차례 개정됐다. 이 법에 따르면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해 간음 또는 추행을 하면 처벌받도록 규정돼 있다. 만일 피해자가 이러한 행위에 대해 동의를 하더라도 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즉 상대가 동의를 해도 이것은 범죄라는 이야기다.

결국 재판부는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의자는 아직 성에 관한 인식이나 가치관이 성립되지 않은 어린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로 삼아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지적했다. 어린 여중생과 성관계를 가진 것은 분명히 유죄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형량은 집행유예로 정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 대해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과 아동청소년·장애인복지시설 10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하지만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결과적으로 A씨는 집행유예형을 받게 된 것.

재판부는 A씨의 범행에 강제성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강한 위력이나 강압적인 방법을 행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A씨가 피해자 B양에게 합의금을 지급해 원만하게 합의한 점 등도 함께 종합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