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한 사립 여자고등학교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일삼아 파장이 예상된다.

문제가 된 학교는 제주여자고등학교로 일부 학생은 체벌과 성희롱 등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사)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은 15일 ‘제주여자고등학교 학생에 대한 인권침해 기초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27~30일 졸업반 학생 347명 중 8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 57.5%가 욕설과 비방 등 폭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주요 폭언 내용으로는 “저렇게 자는 애들이 나중에 술집에서 일한다”, “XX년, XX같은 년, 멍청아”, “니네 부모가 잘못 가르쳤다”, “그냥 남자를 잘 만나”, “죽여버릴 거야”, “니네 대학 다 떨어지게 물 떠놓고 빈다”, “이런 것들을 년이라고 한다” 등등이다.

또 응답자 10.3%는 성희롱 또는 성추행을 경험한 일이 있다고 답했다.

일부 교사는 학생들과 일대일 상담 시 다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는 등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개인정보 유출 등 프라이버시 침해 사례는 23.0%, 교육권 방해 29.9% 등으로 나타났다. 물리적 체벌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9.0%로 나왔다.

학생들은 일부 교사가 수업 도중 욕설을 하거나 무단으로 수업을 하지 않는 상황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한 학생은 교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나 “그 분은 젠틀한 신사님이라 절대 그럴 일이 없는데 오해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같은 인권침해 사례를 알릴 용기를 낸 학생은 지난해 학생회장을 역임한 김채은씨다.

김씨의 요청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한 제주학생인권조례TF팀과 제주형화인권연구소 왓은 이날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교육청의 대응을 요구했다.

이들은 “학생들에 대한 폭력적인 언행은 참으로 심각한 상황으로 보인다. 폭언은 주로 여성 차별적이었으며 학업 성적을 공개하는 등 모욕적인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의 대처는 상당히 미흡했고 부적절했다. 학생들의 문제제기 후 학생들의 진로에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며 “교사는 학생들의 미래 진로에 여러 권한을 갖고 있다. 결국 학생들은 본인이 받은 피해에 대해 학교에 항의하는 것조차 꺼리거나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 교사의 개별사례에 대한 폭로가 아닌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제주도교육청은 외부 전문 인력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여고의 학생인권 침해 사례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조사결과는 공식적으로 공표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달라”라며 제주도교육청의 학생인권 향상을 위한 노력을 강력히 요청했다.

[사진] 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