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긴급 회항했다. 베트남이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29일 베트남 정부가 한국~하노이 노선에 대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대신 꽝닌성 번돈공항을 이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번돈공항은 하노이에서 차량으로 3시간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다.

베트남 당국은 이같은 조치를 베트남 현지시각 오전8시 15분(한국시각 오전 10시 15분)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을 오전 8시 30분(한국 시각 10시 30분) 쯤이 돼서야 각 항공사에 전화로 통보했다.

이에 따라 규제 시행 전인 이날 한국 시각 오전 10시 10분 인천에서 출발한 하노이행 아시아나공항 OZ729편이 이륙 40분 만에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승객 40여명이 탑승한 이 여객기는 낮 12시 26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당사가 번돈공항을 이용한 이력이 없어 긴급 회항해 결항 조치했다"며 "베트남 공항 당국이 정확한 사유를 밝히진 않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29일 0시부터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도 임시 불허하기로 했다. 한국인에게 15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 소식에 네티즌들은 "미리 말도 없이 입국 금지라니", "출발 전에 미리 말해줘야지 최소한의 배려도 없다"라며 분노했다.

외교부 역시 1일 응우옌 부 뚜 주한베트남 대사를 청사로 불러 베트남 정부의 갑작스러운 한국발 여객기 착륙 금지에 항의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비공식 브리핑에서 "오늘(1일) 오후 3시에 외교부 아세안국장이 주한베트남 대사를 초치했다"며 "항공편의 급격한 공항 변경 등에 따라 초래된 불편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위당국자는 "비행기가 못 가서 공항에 발 묶인 분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가 한 대씩 승객 없이 가서 오늘 새벽 286명 전원이 귀국했다"며 "현재는 공항에 대기하는 분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