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병사를 살린 이국종 교수가 정의당 김종대 의원으로부터 ‘인격 테러범’이라고 비난을 들은 것에 대해 분노한 시민들이 이국종 교수를 비롯해 권역외상센터에 지원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15일 열린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북한 병사 2차 수술결과 및 환자 상태에 대한 브리핑에서 "병사의 배에서 한국 사람에게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엄청난 합병증을 초래하고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는 기생충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20년 넘게 외과 수술을 해왔지만 이런 기생충은 볼 수 없었다"며 "최대한 제거하는 데까지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17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라며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다.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지난 21일 채널 A는 이국종 교수가 북한군 병사의 수술 경과와 건강상태를 설명한 후 자신을 향해 인격 테러했다는 비난이 괴롭다는 고충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이국종 교수는 인터뷰 중 "공개한 모든 정보는 합동참모본부와 상의해 결정했다”며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국종 교수는 감염 위험도 무릅쓰고 치료에 전념하는데 "과시욕을 부린다"며 매도당하는 상황은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에게 할 소리가 아니라며 현재 제대로 인원이 충원된 권역외상센터가 한 군데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외과는 이미 기피과로 전락한지 오래로 전공의 또한 아예 없거나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인데 제대로 아는 것인지 따져 물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을 향해서는 환자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야기는 하면서 왜 의사들을 위한 제대로 된 처우 개선을 되지 않느냐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또한 이러한 의료시스템을 잘 알지 못했던 국민들도 이번 북한 귀순병사를 치료 중인 이국종 교수와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그의 발언을 보며 현재 청와대 국민 청원에 올라온 '권역외상센터(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6만명 이상의 국민이 이에 동의했으며,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국종 교수가 있는 아주대병원은 지난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6발의 총상을 입었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면서 발생한 2억원이 넘는 치료비를 결국 국가로부터 받지 못한 전례가 있어 국민들이 더욱 분노하고있다.
현재 진행 중인 국민청원에는 "환자를 치료할수록 병원의 적자가 증가한다. 죽어가는 생명을 치료하는 것은 의사의 본업이자 사명이지만, 우리나라는 이로 인해 상부와 병원의 눈치를 봐야하는 의료시스템"이라면서 "이국종 교수와 같은 의사가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환경적인 추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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