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일부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같은 학교 여학생 등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주고 받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14일 페이스북 '홍익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홍익대 16학번 남학생 8명이 단톡방에서 같은 대학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익명의 제보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제보자는 경영학과 소모임을 함께 하는 남학생 중 일부가 단톡방에서 특정 여학생들의 외모 품평, 외모 순위 매기기, 특정 학생에 대한 뒷담화를 일상적으로 주고 받았으며 일베 용어도 일상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저를 포함한 여학우들은 그들을 진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저희를 XX, 성희롱 상대, 노리개, 안줏거리 등으로 생각한 것"이라 토로했다.

또한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글쓴이가 단톡방 대화 내용 캡쳐본을 '홍익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제보하기도 했다.

대화 내용에는 남학생들이 같은과 동기 여학생의 춤 영상을 보고는 'X감(자위행위 의미)으로 보내달라'고 하거나, 동기 여학생의 남자친구와의 여행을 언급하며 'XX여행중'이라고 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학생을 언급하며 '쟤랑 왜 사귀냐 돈 줘도 안 사귄다.", "옆에서 애교 떨면 하룻밤 자긴 좋지", "저 정도 가슴이 보기 좋지"등의 발언도 일삼았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지난 달 말 단톡방을 우연히 발견하고 문제제기를 했지만 단톡에 참여한 남학생들이 내용을 발견한 여학생에게만 사과했다고 말했다. 
 

현재 성희롱과 관련된 제보글은 모두 삭제된 상태이며, 논란이 커지자 홍익대학교 학생회와 학교 당국도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홍익대는 14일 오후 6시 경 경영대학장 명의로 학내 게시판에 공지를 내고 "14일 자정께 최초 제보글이 게시된 뒤 당일 오후에 해당 사건에 대해 학교 본부에 보고하고 성폭력대책위원회 소집이 결정됐다"면서 "이 사건을 성평등상담센터에 신고해 가해자에게서 진술을 듣고 피해 학생에게 집단 상담을 지원하며 동시에 사후 학내 갈등 최소화를 위해 예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익대학교의 단톡방 성희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광고홍보학부 학생들이 "(여학생들은) '네 오빠'하면서 옆자리에서 아양 떨면서 술 따르는게 정답 아니냐"등의 이야기를 나눠 논란이 됐다.

단톡방 성희롱 문제는 비단 홍익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일에는 강원도 춘천교대 대나무숲 페이지에, 지난 3월에는 동국대 학생들의 익면 커뮤니티에 단톡방 성희롱 제보 글이 게시됐다. 지난해에는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에서 단톡방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