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효과가 있어 이른바 '해피풍선', '해피벌룬'으로 불리는 풍선 속 가스를 너무 많이 들이마신 20대 남성이 숨졌다.

최근 해피벌룬이 유흥가와 대학가에 급속히 번지고 있는데다 국내에서 해피벌룬 가스 흡입으로 인한 사망은 사실상 처음이어서 파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경기 수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월 13일 경기도 수원의 한 호텔 객실에서 A씨(20)는 침대 밑에 쓰러지고 말았다.

외출했다 오후 1시경 돌아온 여자친구 B씨(20)가 이를 발견해 호텔 측에 알렸고 119구급대가 출동했지만 A씨는 끝내 숨졌다.

경찰이 현장의 물품을 수거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A씨가 해피벌룬 속 아산화질소(N20)를 과도하게 흡입하다 숨진 것으로 잠정 결론내려졌다.

국과수는 "해부학적으로 사망 원인은 '미상'"이라고 하면서도 "아산화질소 과다 흡입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아산화질소는 질산암모늄(NH4NO3)을 열분해할 때 생기는 투명한 기체로 마취 성분이 있어 외과 수술 시 많이 쓰인다.

아산화질소를 들이마시면 순간적으로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고통에 무감각해지고 때로는 환각을 보기도 한다고 알려져있다. 또 실없이 웃음이 나서 '웃음 가스'라고도 부른다.

많이 흡입하면 호흡곤란이나 일시적인 기억상실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A씨가 투숙한 객실에서는 캡슐 형태의 아산화질소 120여개와 풍선, 고무관, 검은 봉지 등이 발견됐다. 

아산화 질소 캡슐 중 20여개에는 사용한 흔적이 있었다.

경찰관계자는 "사망한 A씨가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 있어서 처음엔 질식사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으나 질식사는 아니었으며 아산화질소 과다 흡입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산화질소는 인터넷 등으로 싼 가격에 쉽게 살 수 있는 만큼 규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아산화질소 과다 흡입으로 17명이 숨지면서 허가된 외과수술용 외에 아산화질소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