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의 절규가 심금을 울린다.

만취한 30대 여성 운전자가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공사 작업 중이던 60대 노동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하자 그의 유족이 엄벌을 촉구했다. 지난달 24일 30대 여성 A씨는 벤츠 승용차를 만취한 채 몰던 도중 60대 노동자 B씨를 차로 치어 숨지게 했다.

당시 B씨는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 도로에서 지하철 2호선 방호벽 교체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A씨가 운전한 차량은 B씨를 들이받은 이후 크레인 지지대를 재차 들이 받았고 차량에서는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사법부는 A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심태규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혐의로 A씨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히 이들은 "도주 우려"를 영장 발부의 사유로 들었다. A씨가 도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심지어 A씨는 "너무 죄송하다. 뭐라 할 말이 없다"라고 울음을 터뜨리는 와중에도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피의자 심문을 받으러 가는 길에 음주량과 음주운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기억이 전혀 없다"라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하기도 했다. 

그러자 B씨의 유족들이 국민청원을 올렸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이 B씨의 가족이라 밝힌 청원인이 글을 올렸다. 그는 "아버지는 새벽 야간근무를 하던 중 음주운전 사고로 응급실조차 가보지 못하시고 그 자리에서 사망하셨다"라면서 안타까운 사연에 대해 이야기했다.

청원인이 회상하는 B씨는 성실한 가장이었다. 청원인은 B씨에 대해 "가구 공장이 어려워지면서 공장을 정리 후 적성을 살려 건설 쪽 업무를 하시고 싶어 하셨다"면서 "본인이 대표 자리에서 일용직 근로자가 돼버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셨지만, 가장이기에 고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몫을 다 하고 싶어 하시던 분이었다"라고 밝혔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B씨가 제대로 염을 할 수도 없었다는 것. 청원인은 "아버지 시신은 염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흰 천으로 몸을 덮은 채 얼굴만 보였다"라면서 "얼굴 또한 심하게 함몰돼 눈, 코, 입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 상태가 심각했다"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억울하고 처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라면서 "수의조차 제대로 입혀 보내드리지 못할 만큼 처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죽음이 제대로 된 처벌로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청원 동의에 대한 도움을 간절히 구한다"라고 호소했다.